맡기고 기다리는 목장 사역

오병이어의 기적은 사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습니다.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 외에 이렇게 네 복음서에 모두 실린 사건은 오병이어가 유일합니다. 그만큼 오병이어 사건은 예수님의 사역 가운데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.

왜 이 사건이 중요한가?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, 가장 핵심은 ‘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일하셨다’는 사실을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. 예수님은 수많은 사람을 먹이시는 일을 오직 하나님의 방법으로 이루셨습니다. 하나님이신 예수님만이 행하실 수 있는 놀라운 기적이었습니다.

제자들은 “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”는 말씀 앞에서 당황하며 우왕좌왕했지만, 예수님은 끝까지 차분하게 기적을 이루셨습니다. 아무것도 없는 빈 들에서 1만 명이 넘는 사람을 먹이는 일은 분명 ‘큰 문제’였습니다. 우리는 이런 큰 문제 앞에서 도망치거나, 할 수 없는 이유를 찾거나, 인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. 그러나 주님은 하나님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하십니다. 믿음의 사람은 큰 문제를 만날 때 먼저 하나님의 방법을 떠올리고, 그분 앞에 엎드려 구해야 합니다.

목장 사역도 같습니다. 인간적인 노력에는 한계가 있고, 열심만으로는 오래 지속하기 어렵습니다. 목장 사역은 교회를 세우는 일이기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. 그 방법은 ‘맡기고 기다리는 것’입니다. 내가 앞서가지 않고, 하나님이 이끄시는 속도에 나를 맞추는 것입니다.

그래서 사역에는 ‘여유’가 필요합니다.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, 마음을 몰라줄 때도, 깨닫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.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사역자에게 주님은 반드시 열매를 주십니다.